이성훈, 이선화 가정이 보내는 소식(6호, 2011년 2월)
금보다 귀한 동역자님께 문안드립니다.
한 겨울 추위에 모든 것이 얼어붙을 것 같음에도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부르심을 따라 이 길로 들어선 이후, 7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보냈던 2년 반의 시간과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도 날마다 제 맘에서 떠나지 않는 동역자님들에 대한 감사와 부담이 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 마음은 주님을 머리로 하는 이 귀한 공동체 안에서 저희 가정이 홀로 떨어져 있지 않음을 기억케 하고 우리를 향한 부르심과 사명을 언제나 일깨워 주기에
우리 마음의 자명종과도 같습니다.
1. ICI 소식
이곳에 온지 7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에 익숙해지고 좀 더 자신 있게 말하게 되는 것이
언어 능력의 진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결코 단시간 내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 언어 능력이기에 남은 4개월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사용하려 합니다.
2월부터 시작되는 이번 학기에 저는 Christian Ministry 과정의 제자도(discipleship)와 세계관(world viw) 강의를 듣게 되고 아내는 중급 ESOL 과정을 계속하게 됩니다.
7시 기상 후 아이들을 학교로 보낸 뒤 오전 8시 반부터 시작되는 수업에 들어가 오후 4시 반 duty가 마칠 때까지 계속되는 하루 일과는 또다시 반복됩니다.
2. 만남
최근 중앙아시아를 향해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귀한 가정을 만났습니다. 지난 6년간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사역했던 클라이브 &샐리 부부를 통해
이곳 뉴질랜드 사람 중에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뜨거운 열정과 영성의 사람들이 부르신 땅에서 뜨거운 맘으로 헌신하고 있음을 목도케 하셨습니다.
방학 중에는 선교사들에게 자신의 집을 기꺼이 안식관으로 내어 주시는 로저스 &비벌리지 부부의 섬김으로 인해
타우랑아에서 2박 3일간의 휴가를 보낼 수 있었고 집안 구석 구석, 식기 하나 하나에도 온 정성을 다 기울인 노부부의 헌신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월 중에는 우연히 오클랜드 대사관 분원에 방문했다가 같은 파송교회의 한성겸/박연하 선교사님 가정을 만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7개월 만에 처음 갔던 대사관 방문이었는데.. 전혀 예상 못한 만남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말할 수 없는 위로와 격려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3. 알마티 동산병원
2주 전 알마티 동산병원으로 보내어질 임상병리장비의 계약이 임박했음을 연락 받았습니다.
수천만 원대의 임상병리장비와 시약 항목들이 상세히 적힌 내역서를 보며 7년 전 홈페이지에 적었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국제협력의사 근무를 마치고 카자흐스탄을 떠날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꼭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올 거라 약속하며
다시 올 때는 약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임상병리 검사와 진단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을 준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적은 뒤
이 꿈이 이뤄지기 위해선 약 20년의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나름의 예상까지 덧붙여 놓았었지요.
저는 그저 열심히 돈 벌어 카자흐스탄에 다시 돌아올 계획만을 가졌는데 하나님은 20년이 아니라 7년 만에 이 모든 것을 예비해 놓으시고 부르셨습니다.
내역서를 한참동안 들여다 보며 ‘우리 하나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 라며 깊은 감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 임상병리장비는 2월에 계약, 3-4월에 수송, 5-6월에 현지 임상병리사 교육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어느 때보다 각오가 새로운 학기의 시작입니다. 우리의 옛 자아들이 죽어지고 새로워진 생각이 새로운 습관으로 굳어져 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이들도 이전보다 더 깊이 현지 문화 속으로 들어가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다져가고 개인적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 기도 제목 ]
1. 어느 때보다 더 주님 닮아가는 훈련에 매진하길 원합니다. 수업 시간 뿐 아니라 가정과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의 약함과 두려움을 뛰어 넘는 바른 행동을 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매순간 구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2. 카자흐스탄으로 들어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역지인 알마티 동산병원의 현지 직원들의 마음을 준비시켜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종으로 현지인들을 섬기며 지혜롭게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드러내도록 기도해 주세요.
3. 동역하는 충진교회, 선린병원, 동산의료원, 부산의대기독학생회, 바나바하우스 및 개인 후원자들의 삶을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형편은 모두 다르지만 주님 안에서 한 마음으로 기쁨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깊은 동역이 이뤄지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