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에서 보내는 편지 - 2018년 4월 (51호)

 부드러운 봄바람과 기분 좋은 봄햇살이 자연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절로 높이게 합니다. 어김없이 만물에 새 힘을 불어 넣으시고 우리 삶에도 새 소망을 보여 주시는 봄이 왔습니다. 카자흐스탄은 남한 면적의 26배에 이르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큰 나라이기에 지역별로 봄이 오는 시기가 천차만별입니다. 수도 아스타나는 이제 막 겨울이 끝났고 남쪽 쉼켄트는 한 달 반 전부터 꽃이 피고 봄이 왔지요.

 지난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저희가 소속된 인*서브의 사역자들은 카작 남부 쉼켄트에 모여 컨퍼런스를 가졌습니다. 3박 4일 동안 주 강사였던 국제 총재의 메시지 뿐 아니라 각지에 흩어져 이 땅을 섬겨왔던 지체들을 볼 수 있어 서로에게 큰 격려의 시간이었지요. 이번 편지는 바로 그 쉼켄트의 봄 풍경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쉼켄트는 알마티에서 서쪽으로 690 Km 떨어진 곳입니다. 알마티보다 위도가 낮고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 가까워 카자흐스탄에서 봄이 가장 빨리 오는 곳이지요. 쉼켄트에서 남쪽으로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면 타쉬켄트와 접하는 '사리 아가쉬' 가 나오는데 그 곳 딸기가 알마티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봄 소식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카자흐스탄의 새해라고 할 수 있는 '나우르즈' 기간에 열렸습니다. 나우르즈의 기원은 조로아스터교를 숭배하던 페르시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긴 겨울을 지나 유목민들의 삶의 기반인 대초원에 새싹이 올라오는 때가 바로 한 해의 시작, 어둠보다 빛이 강해지는 시기를 축하하는 나우르즈 입니다. 나우르즈는 정확하게 춘분과 일치하는데 신기하게도 이 때가 되면 알마티에에 남아있던 모든 얼음이 완전히 녹고 새싹이 올라오면서 온 산하가 연두빛을 띱니다.

 이 때가 되면 카작 사람들은 마을마다 축제를 열고 전통음식(나우르즈 꾸제)과 전통놀이를 즐기며 새 봄을 맞지요. 우리는 쉼켄트 북쪽 나우르즈 축제 현장을 방문해서 카작 사람들이 어떻게 나우르즈를 보내는지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국제도시가 된 알마티보다 훨씬 더 카자흐 민족 고유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 쉼켄트니까요.

 축제에서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지요. 남방 유목민의 대표음식 '빨라우", 러시아어로 '쁠롭'이 보이네요.  

 지역별, 학교별로 전통의상을 준비해서 남녀노소가 함께 노래하고 놀면서 나우르즈를 즐기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유목 민족 특유의 말을 타고 하는 전통 놀이입니다. 말달리기 경주 뿐 아니라 '폴로'와 흡사한 말타고 하는 구기 종목, 말을 타고 앞서 달리는 아가씨를 잡으러 말을 달리는 청년들, 말을 탄 신부가 펼치는 전통 놀이 등이죠.

 아스타나, 알마티에서 사역해온 팀원들은 이렇게 큰 규모로 하는 전통 경기를 본 적이 없는지라 모두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사역하는 우리 팀은 그야말로 국제팀입니다. 알마티에는 호주, 미국, 인도, 영국, 한국 가정이, 아스타나에는 미국, 캐나다 가정이, 쉼켄트에는 독일, 네덜란드에서 온 사역자들이 이 땅을 섬기고 있지요. 하는 일도 다양해서 MK학교, 재활, 여성, 교수, 한국어, 의료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1년에 한두차례 카자흐스탄 전체 사역자들이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고 기도와 말씀으로 새 힘을 얻는 시간을 갖는데 이로 인해 외롭지 않게 이 길을 걷는 은혜를 누립니다.  

 조별로 기도제목을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남자들 모습이네요. 컨퍼런스의 주제는 주로 제자양육(Discipleship)입니다. 이번에는 공동체, 교회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실제적인 경험도 나누고 현지인 간증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컨퍼런스 기간은 늘 텐샨학교 봄방학에 맞춥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팀에서 가장 나이많은 자녀들인지라 컨퍼런스 때마다 10세 이하의 다른 가정 아이들과 놀아주는게 주 업무가 되었지요. 쉼켄트에서 돌아올 때는 13시간짜리 침대열차를 타고 돌아왔는데 온 가족이 기차여행 하는 것도 즐거운 추억입니다.  

 이번 컨퍼런스 강사로 온 비조이가 알마티 텐샨학교를 찾았을 때의 모습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 파트너 중 3사람이 카자흐스탄 유일의 MK 학교인 텐샨학교에서 교사로 섬기고 있지요. 이곳은 텐샨학교 부지 내의 '기도의 집' 인데 카작 전통 가옥인 '유르트'를 세우고 기도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온 비조이 가정과 함께 한 모습입니다. 마침 첫째 형민이가 4월 초 인도 단기여행을 앞두고 있던 때라 인도에 대해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가정은 2010년 파송을 받고 한국을 떠난 이후 전 세계의 많은 사역자 가정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하나님 나라를 밭에 감추인 보물로 발견하고 자신의 전 삶을 들여 그 보물을 사고 주님 안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역지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약속의 말씀에 의지해서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염려와 근심에 매인 삶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믿음의 삶을 살아내는 우리와 동역자님이 되길 기도합니다.

 지난 몇 달동안 교회에 생긴 변화로 인해 간략한 역사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가정은 2012년 1월, 이제 막 시작한지 1년 반이 된, 샹으락 지역에서 카작어를 사용하는 샹으락교회에 합류했고 이후 지금까지 6년 이상을 함께 해 왔습니다. 복음 전파의 특별한 열심을 가진 샹으락 교회는 2013년에 '사빗한'을 알마티 북쪽 70Km 자랴치니에 파송하고 자랴치니 교회를 개척하는 등 알마티 주변 지역에도 복음을 전파하며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왔지요. 2013년 '종교기관 재등록법' 발효 등 카작 정부의 감시가 심해진 이후로는 더 이상 샹으락에서 모임을 갖기 어려워져 이미 종교기관으로 등록된 '으르겔르'의 한 건물을 주일마다 몇 시간씩 빌려서 예배를 드려 왔는데 이 시기를 으르겔르 교회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미등록교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카자흐어로 예배하는 이곳을 찾았고 이곳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 아버지를 영접하고 예배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샹으락(으르겔르) 교회와 함께 했던 6년간의 시간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으르겔르 교회는 루스템 이라는 현지인 사역자가 있고 우리는 루스템과 함께 리더모임을 형성하면서 한 마음으로 공동체를 섬겨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샹으락 교회 8년 동안 루스템에게도 많은 경험이 쌓였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루스템이 독자적으로 사역을 하기 원하면서 이제는 외국인이 자리를 비킬 때가 된 것을 느낍니다. 때마침 작년부터 으르겔르 교회 내에 새로운 교회 개척팀이 결성되었고 작년 말, 깔까만 지역에 새 모임을 시작했는데 아직 담임 사역자가 없고 여러 모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저희 가정도 깔까만의 개척교회에 합류해서 새로 시작하는 교회를 섬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깔까만 교회가 개척되는 과정에도 하늘 아버지의 인도하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컨퍼런스가 끝난 직후 3월 25일 주일부터 깔까만 교회에 합류했습니다. 10여명의 성도들이고 대부분 으르겔르에서 함께 했던 분들입니다. 이전에는 소극적이고 열심히 공동체를 섬기지 않았던 사람들도 새로 시작하는 교회에서는 의욕을 가지고 더 많이 적극적으로 섬기고 있어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직은 현지인 리더가 제대로 서 있지 않기에 사람에 의지하기보다는 말씀을 읽고 소그룹 성경공부와 성경 암송에 집중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희 가정이 섬기는 영역은 깔까만 교회에 그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2013년에 개척된 자랴치니 교회는 알마티와 달리 시골에 위치하는데다 성도들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분들이 많아 자립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자랴치니 교회 사역자 사빗한을 만나고 여러 가지 형태로 도움을 주면서 자랴치니 교회가 지역에서 복음의 방주로 뿌리내리길 돕고 있습니다. 홀 몸으로 사역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빗한은 최근 함께 사역할 수 있는 배필을 만나 가정도 이뤘습니다. 지난 4월 14일 새로 시작하는 가정을 축복하기 위해 자랴치니를 찾았을 떄의 모습입니다. 노란 원 안이 사빗한 부부의 모습입니다.

 결혼을 축하하는 식탁은 누더기 같은 천막 안에 있습니다. 교회 자립을 위해 닭, 칠면조, 오리 등을 기르며, 겨울 혹한 속에서도 이 허름한 건물을 지키고 살던 사빗한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려고 원근각처에서 믿음의 형제들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사빗한 부부와 새로 시작하는 깔까만 교회의 코사인 부부, 저희 부부, 그리고 깔까만 교회를 섬기는 선생님 부부와 함께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신앙과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돕고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이 모든 일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여기 또 하나의 교회가 있습니다. 알마티와 북쪽에서 접하는 부룬다이 지역의 교회입니다. 이곳은 한 고려인 목사님을 통해 15년 전에 개척되었고 4년전부터 러시아인 바실리 목사님이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바실리 목사님은 전도사 시절부터 저희 가정과 친분이 깊고 이성훈 M도 3년동안 매달 부룬다이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의료사역으로 섬겨왔기에 교인들과도 친한 상태입니다. 최근 바실리 목사님이 교회를 건축할 만한 땅을 확보했다고 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바실리 목사님 뒤로 보이는 빈 터가 교회 건축을 위해 확보한 땅이고 우측이 그 옆에 딸린 땅집 내부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바실리 목사님도 사실 외국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국적자입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도 없고 카자흐스탄 국적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종교기관 감찰의 눈이 매서운 알마티 근교에서 등록교회인 부룬다이 교회의 담임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니... 기적 같은 일입니다. 종교 경찰을 여러번 만났지만 정작 신분증을 보자고 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감사하게도 바실리 목사님은 다음 달에 카자흐스탄 영주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국적자인 사모님 빅토리아(고려인)와의 결혼 이후 그의 삶은 더욱 안정된 것 같아 이 또한 감사합니다.  

 샹으락 교회같은 미등록교회에서 사역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교회 땅을 확보하고 건물을 짓고 등록하는 기존 교회 방식의 장점이 부러울 떄가 있습니다. 건물을 통해 거점이 생긴다는 것은 카작과 같이 신앙을 가지기 어려운 곳에서 성도들로 하여금 결속을 다지게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이 땅의 카작 교회들이 자생하며 자립할 수 있는 길을 가도록 우리는 돕고 예배당 건축은 그들의 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카자흐 민족 교회들이 외국인 ㅅㄱ사의 도움으로 건물도 사고 예배 처소를 가졌지만 정작 ㅅㄱ사가 떠난 뒤에는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져간  수많은 증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현지인 사역자인 바실리와 부룬다이 교회가 교회 건축을 꿈 꾸는 것은 참 멋진 일입니다. 현재 부룬다이 교회는 5층 아파트 1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기존에 모이던 공간이 팔리는대로 건축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모든 과정을 인도하실 주님의 손길을 구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목사님 가정에는 남자 아이 둘, '다니엘'과 '마가'가 있습니다. 이성훈 M은 바실리 목사님이 목사 안수 받을 떄에도, 빅토리아와의 결혼식에도 참석했었고 전도사 시절에 알마티 동산병원 직원성경공부 인도하러 오시던 시절부터 자주 개인적으로 만났습니다. 이국 땅 카자흐스탄에서 나그네로 살면서도 이렇게 친구처럼 서로 격려할 수 있는 현지인 사역자가 있음으로 인해 감사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바실리 목사님 가정과 저희 가정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주님의 제자로 함께 자라가길 기도합니다.

 저희 자녀들에게도 여러 변화가 있습니다. 첫째 형민이와 둘째 시은이가 올 초부터 텐샨학교 MK 학생들과 함께 한국어 찬양팀을 결성했습니다. 형민이는 지난 여름 한국 방문 당시, 한국 교회의 찬양팀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고 알마티로 돌아오면서 텐샨학교 찬양팀도 그와 같은 열정으로 찬양하는 팀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길 시작했습니다. 형민이는 텐샨학교 찬양팀 리더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인지 텐샨학교 역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비쉬켁의 호프 아카데미를 초청해서 찬양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가 봅니다. 우리 자녀들은 해외에서 8년이나 살며 영어로 공부하는 학교를 다녔지만 여전히 한국어가 주 언어이고 한국어로 찬양할 때 특별한 은혜를 누립니다. 그래서 올 1월부터 시작된 것이 바로 한국인 MK 찬양팀, 제이플 찬양팀입니다. 제이플은 Jesus People을 줄인 말입니다. 한국인 MK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런 찬양팀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부모들에게는 큰 감사 제목입니다. 텐샨학교에서는 영어를 사용해야 하지만 제이플은 한국어로 마음껏 찬양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큰 위로와 은혜가 됩니다.

 올 초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한 교회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더니 지난 2월 24일에는 현지의 한 교회에서 한국어 찬양집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영어와 러시아어 자막을 제공하기에 현지인 성도들과 텐샨학교 외국인 학생들까지 초청되었고 한국어로 주님을 찬양하고 예배하길 원하는 한국인 학생, 학부모, ㅅㄱ사, 한인들이 찾아 왔습니다.  

 제이플 찬양팀은 알마티 현지교회에서 3시간 반 동안 찬양집회를 인도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이 MK 아이들의 입을 통해 뜨겁게 찬양과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순수하게 학생들의 열정과 갈망으로 조직되고 시작된 찬양집회는 참석한 어른들의 마음도 불타오르게 만들었지요. 시은이는 싱어, 형민이는 일렉기타 파트입니다. 사실 저희 부부도 한국에 있을 때 교회에서 주로 했던 활동이 찬양팀이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처음 만난 것도 찬양팀 때문이었고 결혼 이후에도 포항충진교회나 선린병원에서 찬양팀으로 계속 활동해왔지요. 그래서 찬양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기쁨은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우리 자녀들이 스스로 이런 길을 찾아왔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한국에서 수천 Km 떨어진 알마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동시대의 한국 찬양을 들으며 자라고 있고, 이 아이들 대부분이 곧 한국 교회로 들어갈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과 삶을 통틀어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시대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있기에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역할을 감당할 것입니다.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첫째 형민이가 텐샨학교 단기팀의 일원으로 인도 남부 '하이데라밧' 지역의 한 고아원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텐샨학교 학생 5명과 교사 3명이 인도로 떠났는데 고아원 아이들에게 성경공부와 찬양 및 각종 활동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고 그 분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나누기 위함입니다. 학생들 주도하에 몇 달전부터 모든 것이 준비되고 이뤄졌으며 교사들은 말 그대로 참여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감사하게도 형민이는 지금껏 부모인 우리에게 하나님을 체험했다거나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얘기를 종종 해 왔습니다. 가장 처음은 20-14년 타쉬켄트 CASC(중앙아시아 축구대회)이고 그 다음은 2016년 텐샨학교 Solitue Retreat(침묵 수련회)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어려운 현실 상황이나 특별한 자연 속에서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다는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체험한 간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예배와 찬양 속에서 하나님을 고백해 왔지만 이번 인도 여행을 통해 형민이는 다시 한 번 그 분과의 만남을 고백했습니다.

 특별히 고아원 원장님 부부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과 감사의 제목을 나눌 때 형민이는 구석에 앉아 그냥 계속 울었고 그 순간 하나님이 자신에게 말씀하시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그 때 형민이는 속으로 '이게 만약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제게 이렇게 확인해 주세요' 라며 기드온처럼 특별한 표증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5분 뒤 생각치않은 누군가가 다가와 이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고아들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나누는 간증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혜가 임했다면 그 감격이 얼마나 컸을까요? 그 곳 아이들은 고아가 아니라 너무 행복한 아이들이고 앞으로 내게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하나님 만으로 만족하겠다는 고백이 형민이 입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인도 단기활동에 참가한 텐샨학교 학생들은 지금도 아침마다 기도회로 모여 그들의 삶을 인도하실 하나님을 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기도편지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도 중고등학교 시절 뜨거운 맘으로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리는 고백을 했던 분들이 계실 겁니다. 때로는 그 고백에 부끄러운 시간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그 고백 때문에 그 분이 우리 삶을 책임져 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평생 그 고백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도록 기도해 주세요.

 형민이는 올 9월부터 12학년입니다. 내년에는 한국으로 대학 지원을 하겠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를 따라 사역지로 나왔기에 세상 물정도 모르고 한국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도 모를 것 같고 부모 눈에 염려되는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모님들처럼 우리 하늘 아버지께서 이 아이의 삶을 친히 이끌어가고 계시기에 오늘도 감사와 기쁨으로 다음 단계를 주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섬길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기도해 주세요.

 

[ 기도 제목 ]

1. 3월부터 저희 가정은 그동안 섬겨온 샹으락(으르겔르)교회가 작년 연말 분리 개척한 깔까만교회를 돕게 되었습니다. 새로 시작한 교회는 성도간의 나눔과 기도가 풍성한 모임입니다.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음성에 잘 순종해서 이제 막 시작하는 교회를 잘 섬길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울러 교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리더가 세워지고 온 교회가 말씀을 더 사모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 MK로서 한국어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제이플 찬양팀, 알마티에서 인도까지 날아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나누고 돌아온 텐샨학교 학생들.... 이곳에도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알마티는 물론이고 한국에 있는 많은 교회 안의 청소년들이 세상의 신을 따라가지 않고 주님을 따르는 좁은 길을 선택하도록 기도합니다.

3. 부룬다이에서 4년간 지역교회를 섬기고 있는 바실리 목사님 내외와 부룬다이 감리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새로 구입한 교회 부지를 보며 세우고 있는 건축 계획이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잘 진행되고 교회를 통해 부룬다이 지역에서 주님을 영접하는 카작인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도록 기도해 주세요.

4. 저희 회사의 두 가정이 안식년을 마치고 다시 알마티에 합류했습니다. 호주 가정인 R&M 은 지난 2년간의 안식년동안 R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돌아가시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혼 10년만에 얻은 예쁜 딸, 데비와 함께 알마티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카작을 떠나 있었던지라 소지하고 있는 영주권을 연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새로운 정착 과정 속에 넘쳐나게 기도해 주세요. 마찬가지로 6개월의 안식월을 마친 미국 D&S 가정이 들어와 이번 주에 알마티에서 200Km 떨어진 '칠릭' 이라는 시골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새롭게 이 땅을 섬기기 위해 들어온 두 가정을 위해 손 모아 주세요.

동역자님의 기도와 후원으로 우리가 이곳에서 사역합니다.

이성훈, 이선화, 형민, 시은, 성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