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에서 보내는 편지 - 2013년 10월 (25호)
지난 주 단기팀과 함께 올해 첫 눈을 밟았습니다. 뜨거운 햇빛과 자외선에 시달렸던 마음은 벌써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을 기다립니다. 바빴던 두 달간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 병원 이야기
병원을 찾아오는 현지인, 한국인을 진료하는 일은 늘 계속되지만 매년 10월이면 병원을 찾는 단기팀 으로 더 바빠집니다. 10월 4일부터 9일까지 대구 동산의료원 원목사님, 직원선교회 감사님 일행이 찾아오셔서 최근 알마티 의료 동향을 살펴보며 병원의 장단기 발전계획 등을 세우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2년 전 이곳으로 보냄을 받았지만 한 번도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곳 상황을 함께 나눌 기회가 없었기에 이것만으로도 크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는 포항 린병원 단기팀과 함께 여러 사역을 진행했습니다. 3일간은 알마티 북쪽 70Km, ‘자랴치니’ 지역에서 ㄱㅎ 개척을 위한 진료와 현지인 사역자 자립을 위한 양계장 시설 공사, 샹으락 ㄱㅎ에 참여했고 이후 알마티 동산병원에서 현지인 사역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검진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혈액검사, 심전도, 초음파 검사까지 포함된 이번 검진은 이곳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인지라 알마티 ㅅㄱ사 협의회 공지를 통해 15개 ㄱㅎ, 단체에서 섬기는 70여명의 현지인 ㅁㅅ, 전ㄷ사 및 그 가족들이 예약된 상태였습니다. 카자흐인의 0.1% 밖에 되지 않는 귀한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축복하는 귀한 자리에 선린병원 단기팀과 함께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곳 카자흐스탄은 내과 의사가 내시경, 초음파 검사 등 개별 검사를 시행할 수 없고 각각 개별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현지 내시경자격증 시험 응시 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난 4개월간 알마티 내과학 연구소 연수에 참석했고 지난 10월 1일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오는 10월 말, 현지 내시경 전문의 시험에 응시합니다.
2. 교회 이야기
우리 ㄱㅎ는 알마티를 중심으로 북쪽 바이세르께(30km), 제트겐(50km), 자랴치니(70km), 깝차가이(90Km), 동쪽으로 딸가르(40km), 이슥(50km), 말라보드니(60km) 로 현지인 리더를 파송하며 지속적으로 ㄱㅎ 개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일에 의료나 농업과 같은 사역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특별히 이곳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복음 전파의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양계장 건설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선린병원 단기팀의 경우도 자랴치니 지역에서 의료 봉사 외에, 양계를 위한 겨울 저장 창고 지붕 올리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돌아갔습니다.
ㄱㅎ의 모든 계획들이 성령님의 도우심 가운데 움직이기 위해 주일은 물론 자정 넘게까지 이어지는 수요 기도회마다 이 땅과 이곳에서 돌아올 주님의 백성을 위해 현지인 리더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정비 기술을 가진 단기 M가족이 지난 9월부터 우리 공동체와 함께 하고 있는데 ㅎ나님이 붙여 주시는 일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모두가 기쁜 맘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선화 M 은 여전히 매주 목요일마다 지속적으로 샹ㅇ락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피아노 교실을 진행하고 있고 이성훈 M 은 자랴치니, 부룬다이 지역으로의 의료 사역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가족 이야기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이선화 M 부모님이 알마티를 방문하셨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형민이도 중학생이 되고 삼남매 모두 많이 자란 터인지라 오랜만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만나, 잊고 지내던 것을 많이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뭐냐고 외할아버지가 물었을 때 시은이와 성은이는 ‘돼지국밥’, 형민이는 ‘생선’ 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흘러간 시간 속에 이 아이들도 큰 변화를 겪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지요.
이곳은 9월부터 새 학년이 시작됩니다. MK 학교에는 늘 새로운 선생님과 신입생으로 뒤범벅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그 정도의 변화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의젓함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합니다. 이선화 M은 9월부터 1주일에 3일씩 학교에 가서 ‘한국어 시간’을 책임지고 있는데 학교에서 만나는 MK 들을 볼 때마다 하나같이 귀하고 사랑스럽다고 얘기합니다.
10월은 우리 가족에겐 특별한 날이 많습니다. 5일은 첫째 형민이 생일, 16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 18일은 이성훈 M의 생일입니다. 잇따른 단기팀의 방문으로 기념일 한 번 제대로 챙기기 어렵지만 이곳 생활에서 큰 힘이 되는 것 역시 가족의 존재입니다.
[ 기도 제목 ]
1. 대구 단기팀은 이곳 클리닉의 어려움을 보고 돌아갔습니다. 많은 청사진과 발전 방안이 있지만 ㅎㄴ님이 인도하시는대로만 우리의 계획은 흘러갈 것입니다. 알마티 동산 클리닉이 하나님께서 이 땅에 부어주시는 복이 흘러가는 샘이 될 수 있도록, 의료라는 영역 안에서 이곳 주민들과 의료인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성훈 M에게 지혜와 은혜를 베푸셔서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을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2. 이성훈 M은 10월 말 현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내시경 의사 자격 시험에 응시합니다. 물론 시험은 러시아어로 진행됩니다. 시험을 무사히 통과해서 장기적인 클리닉 발전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3. 요즘 우리 중고 자동차가 고장 없이 신기하게도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계심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역에 있어 이곳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존재야말로 큰 버팀목입니다. 어려울 때마다 ‘주님이 왜 우리를 이곳으로 부르셨을까?’ 자문할 때도 있지만 지금도 이 기도 편지를 읽으시고 기도해 주시는 후원자들의 존재야말로 ㅎㄴ님이 우리를 이곳으로 부르셨다는 소명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저희 역시 이곳을 위해 기도하는 ㄱㅎ와 병원과 개인의 삶 속에, 부름받은 사명자로서의 즐거움과 은혜가 늘 넘치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알마티에서
이성훈, 이선화, 형민, 시은, 성은 드립니다.
[첨부 사진]
자랴치니 사역 사진 - 2장, 최근 삼남매 사진 - 1장
최근 우리 모습(10년간 사역했던 뉴질랜드 M 환송식에서) - 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