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에서 보내는 편지(12호, 2011년 10월)

 알마티에 들어온 지 1달 반이 지난 지금.. 우리의 얘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동역자가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통상 사역지에 들어온 뒤 6개월까지는 안착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지난 한 달간은 참 많은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1. 1년 노동 비자로 전환

 노동 허가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카자흐스탄으로 들어올 때 우리 가정이 소지한 비자는 1개월짜리 상용비자였습니다. 카자흐스탄 영내에서는 비자 갱신이 불가능한지라 지난 9월 30일 키르기스스탄의 비쉬켁을 방문해야 했고 무사히 1년 노동 비자로 갱신해서 온 가족이 재입국했습니다. 캄캄한 밤, 비쉬켁에서 알마티로 넘어오던 험한 산길은 지금 이 순간의 그 분의 보호하심을 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2. 현지 의료면허 취득 작업

 지난 주 알마티 시청을 방문해서 알마티 시장과 대구 동산의료원이 맺은 MOU에 기반하여 카자흐스탄에 들어온 한국 의사인 제가 이곳 알마티에서 합법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문의했습니다. 시(市)에서는 보건복지국으로 안내했고 보건복지국장으로부터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뒤 담당 실무자로부터 현지 면허 취득이 필수적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현재 이를 위해 한국에서 아포스티유 인증 서류 들을 받고 있으며 2주 후면 모든 서류를 구비해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면허를 취득한 한국인 의사는 없습니다.

3. 이사

 우리 가족은 알마티에 들어오자 말자 팀에서 마련해 준 임시 거처에서 지내야 했고 지난 9월 30일에서야 비로소 우리가 거주할 월세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바닥이 깨끗하지 못해 장판을 갈아야 하고 조명이 어두워 침침한 방에서 살아야 하지만 그동안 쌓아놓기만 했던 박스들을 마침내 풀 수 있어 한결 생활이 안정되고 있습니다.

4. 대구 동산의료원 단기팀 방문

 한편, 10월 18일(화)부터 22일(금)까지 대구 동산의료원 단기의료팀 27명이 알마티 동산병원을 방문합니다. 동산의료원 팀은 매년 10월마다 알마티 동산병원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펼쳐 왔는데 올해는 대구 시장, 알마티 시장이 참석하는 가운데 ‘알마티 동산병원 증개축 감사예배 및 기념식’도 갖게 됩니다. 이번 의료팀은 3일간 알마티 동산병원에서 내과, 외과,안과, 피부과 진료와 백내장, 하지 정맥류 수술을 하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정착 시기에 대규모 단기팀을 맞게 된 저로선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5. 병원 장비 도입 및 설치

 알마티 동산병원 재개원식 전에 도착하리라 예상된 임상병리장비의 도착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임상병리 장비 설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인 기술자가 알마티로 들어왔습니다. 현재 저희 집에 묵고 있고 알마티 동산병원 임상병리장비 셋팅을 준비 중입니다. 아울러 초음파 장비 도입을 위한 서류 작업도 별도로 진행 중입니다.

 이외에도 아이들 학교가 정상화 되어 매일 등교를 하게 된 것, 이곳 행정 기관 업무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개인 통역을 두게 된 것 등이 특별한 소식들입니다.

  한국인 의사가 알마티에 나타났다는 소식에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가 아직은 그렇게 힘들지 않고, 한국인 의사의 말을 듣고 싶어 멀리 침켄트에서 왔다는 간경변증 말기 아내를 둔 현지인의 방문을 통해 하루 빨리 병원이 정상 가동되어야겠다는 열망이 타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바쁜 삶 가운데서도 서로의 가정을 돌아가며 함께 모여 예배하고 기도할 수 있는 팀원 정기 모임을 통해 우리의 중심을 매번 점검할 수 있어 너무 다행입니다. 


** 기도 제목 **

1. 오는 10월 18일(화)부터 22일(수) 까지 동산의료원 단기팀 27명이 알마티를 방문합니다. 3일간의 진료 뿐 아니라 19일 오후에 있는 기념식이 잘 진행되어 이 모든 것이 이곳에서 그 분의 이름이 올려지는데 귀하게 사용되어지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현재 중국-카자흐스탄 국경에 막혀 있는 임상병리장비가 무사히 다음 주에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2. 먼지, 매연으로 가득한 알마티에서 살아가는 순간마다 맑은 공기와 물이 있는 한국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15분 거리의 학교에 가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교통 혼잡에 막혀 1시간동안 도로에 갇혀 있어야 하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고 건강하길 기도합니다.

3. 수 많은 급행료와 뒷돈을 요구하는 이곳에서 현지 면허 및 의료노동 허가를 재취득하는 과정과 한국에서 보내어진 의료장비를 등록하는 일 속에 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병원의 정상적인 개원을 위해 필요한 많은 절차들이 그 분의 인도하심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기도합니다.

4. 메마르고 삭막한 이 땅에서 은혜의 단비를 맛보기 위해선 언제나 하나됨이 필요합니다. 온 가족이 한 맘으로 주님 안에 묶여 있도록, 이 땅의 사역자들 역시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연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이성훈/이선화/형민,시은,성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