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에서 보내는 편지(11호, 2011년 9월)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언제나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 조심스레 알마티 국제공항에 활주로에 내려앉습니다.
지난 8월 31일 새벽 1시(한국시각), 우리 가족은 마중 나와 있던 팀 멤버들의 환영을 받으며 무사히 알마티에 도착했고 1개월간 머물 임시 거처로 들어와 있습니다.
2001년부터 2년 반 동안이나 알마티에서 살았고 그 이후로도 매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지만 이번 알마티 방문은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이제는 훌쩍 자란 삼남매를 데리고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왔기 때문입니다.
도착한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고 의외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만나는 돕는 손길들과 그 분의 은혜가 없다면 하루도 제대로 버틸 수 없는 이곳에서 그 분과 함께하는 또 다른 모험이 시작된 셈입니다.
앞으로 차차 설명 드리겠지만 현재 아래의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 알마티 동산병원: 새로 내부 공사가 이뤄진 알마티 동산병원은 아직은 대부분 빈 방입니다. 현재 임상병리 장비가 선적된 상태이고 9월 28일, 장비 설치를 위해 한국에서 기술자가 올 예정입니다. 심장 초음파 장비 역시 계약되어 항공편으로 들어올 예정인데 이를 위한 서류 작업을 맡고 있습니다. 제 진료실 준비와 10월에 있을 재개원식도 준비해야 합니다.
2. MK 학교: 아이들이 다닐 학교의 이전 공사가 완전히 끝나질 않아 당분간은 학교가 아닌 곳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홈 스쿨 형식으로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공부하고 있습니다.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난 아이들이 이곳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3. 비자 갱신: 현재 저희들이 소지한 비자는 1개월 비자입니다. 이미 획득한 노동 허가를 바탕으로 초청장 작업을 해서 1년 비자로 갱신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인근 국가, 키르기스스탄에 잠시 나갔다 들어와야 합니다. 비자 종료일은 9월 29일이라 25일 경 나갈 예정입니다.
4. 이사와 차 구입: 무엇보다 가정이 안정되는 것이 우선이기에 가능한 빨리 정착할 집을 구하려 애쓰는 중입니다. 알마티 동쪽 끝에 알마티 동산병원이 있고 알마티 서쪽 끝에서 30Km 밖에 아이들 학교가 위치한 만큼 사역을 위한 차량도 필수 조건인데 적당한 차를 구했습니다. 이제 차선도 없고 무법천지인 알마티에서 운전하는 법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5. 현지 언어 공부: 처음 사역지에 온 이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현지어 공부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병원 사역으로 바쁘겠지만 첫 1년은 언어 공부에도 매진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형민이 와 성은이가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이곳은 수돗물에도 석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소화기계 질환을 많이 야기하는 곳입니다. 식수는 사 먹는다고 하지만 이곳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기에 모든 부분에서 그 분의 보호하심이 필요합니다.
현재 임시 거처로 있는 집은 좁고 어둡긴 하지만 저녁마다 온 가족이 함께 예배하며 알마티로 이끌어주신 그 분의 은혜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작은 이렇게 감사와 기쁨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입니다.
1)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는 이 시기에 온 가족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2) 9월 21일 장기 비자 전환을 위한 초청장이 발부될 예정입니다. 차질 없이 초청장이 나와 25일 비쉬켁 방문을 통해 1년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3) 이사와 새로운 학교생활, 알마티 동산병원에서의 업무, 알마티 운전법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작 속에서 감사함을 잃지 않고 한걸음씩 걸어가도록
4) 어떤 상황 속에서도 조급하거나 분주하지 않고 그 분의 때를 기다리도록
부족한 사람을 부르시고 신실하게 인도해 가시는 놀라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앞으로도 갚을 수 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귀한 동역자님들과 함께, 메마른 이곳에서의 삶을 함께 나누며 걸어가길 소원합니다.
2011.9.11
알마티에서
이성훈/이선화/형민.시은,성은 드립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을 알기 원하시는 분은 홈페이지(http://junim.pe.kr)를 방문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