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하나님의 왕국 (글 쓴 날 : 2000년 1월)
(The church and The kingdom of God)
이 책은 1983년 6월 20일부터 두 주간동안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휫튼대학에서 열린 "휫튼 83 국제 복음주의대회"의 전체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이다. 세계복음주의 협의회가 주최한 이 대회는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는 주제로 모여 주로 교회의 본질과 선교(사명)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는데 본 논문의 저자 피터 쿠즈믹-유고슬라비아 태생의 37세의 신학자-은 교회의 본질과 선교에 관한 논의에 있어 성경적 원리와 방법으로 돌아갈 것을 주창함으로써 많은 호응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저자 : 피터 쿠즈믹 / 출판사 : 새순 출판사, 1990년 / 읽은 때 : 1992.2.14 대학부 주제발표
* 왕국이라고 번역한 Kindom은 통상 '나라'라고도 번역되나 실상은 이 두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역자는 이를 왕국으로 번역하여 용어를 통일시켰는데 그 이유는 우리말 문맥상 '나라'보다 '왕국'이 더 자연스럽고 통치개념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92년 겨울 (본과 1학년을 앞두고) 서부산교회 대학부에서 가진 주제발표회의 발제도서였습니다. 그 당시 '하나님 나라' 에 관한 책들이 한 두권 씩 나오기 시작하고 하나의 관점으로서 '하나님의 나라' 가 많이 얘기되던 시기였기에 대학부 동계 주제발표의 주제를 '하나님 나라와 교회'로 잡고 이 책을 읽고 비판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 책을 읽고 요약해서 발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미숙한 저로선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용어가 생소해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때 처음으로 "already.... but not yet" 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성취와 관련된 이중성을 알게 되었고 내가 딛고 서 있는 땅에서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살아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강하게 받았던 귀한 책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당시 이 주제 토론회에 참석한 대학부 회원들은 모두 7-8명 정도인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 가운데 세 명의 형제가 지금 목사 안수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내 맘에 늘 두고 있는 논의의 주제는 '교회' 입니다. 신약교회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 가운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이 책은 내게 이에 대한 첫 의견을 갖도록 만든 책입니다. (여기 싣는 내용 요약은 당시 제가 발표했던 내용을 그대로 올린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모두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한다면 아마 틀린 얘기일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도 여러 가지 하나님 나라와 교회에 관한 글들을 접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교회에 대한 다른 글로서 최낙재 목사님의 하나님의 나라 와 그레엄 골즈워디의 복음과 하나님의 나라 가 제 홈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함께 참고하세요
목차
머리말 (교회와 하나님의 왕국)
I. 과거의 그리스도 사건
1. 유대인의 소망과 기대/ 2. 왕국과 교회에 관한 예수님의 진술/ 3. 왕의 죽으심과 다시 사신 주/ 4. 오순절과 성령공동체
II. 현재의 그리스도의 통치
1. 교회는 왕국이 아니다/ 2.왕국의 백성과 그리스도의 주되심/ 3. 교회는 왕국의 종이다/ 4.성령의 능력 안에서
III. 미래의 그리스도의 강림
맺는 말(도전)
I. 머리말
하나님의 왕국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것인 동시에 하나님의 구속 목적의 성취에 있어서도 중심적인 것이다. 왕국(나라)이라는 용어는 교회보다 훨씬 크고 포괄적이나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마태복음 16:16-19 에서 주님은 교회와 왕국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내 교회'를 세우시기 위한 자신의 의도를 밝히시고 또 '천국'의 열쇠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부분이 그것이다.
교회와 하나님의 왕국(나라)과의 관계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예수님 자신의 진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예수님 자신꼐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왕국과 그가 세우신 교회는 어떤 관계에 있으며 또한 그가 의도하신 바가 무엇이었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과 그 사역에 있어서 사활을 가늠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임무를 이해하고 본받으며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이 우리의 본질과 존재에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진 이론들을 성경을 염두에 두면서 하나님의 계획과 그 충만한 빛 안에서 고찰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많은 지역에서 교회의 신임성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으며 교회가 문제시 되고 갖가지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처절하리 만큼의 핍박이 가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교회는 하나님의 왕국에 이르는 열쇠를 상실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예수는 좋으나 교회는 싫다' 는 말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잘못된 것이란 말인가? "예수는 하나님의 왕국(나라)를 선포했는데 막상 그 후에 되어진 것이 교회였다" 라는 말대로 예수님의 생애 및 그가 선포하신 것들이 대부분의 그리스도 공동체에는 적용되지 않는단 말인가? 이 생각은 우리로 하여금 성경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게 하고 우리 주님을 변함없이 사랑하며 기꺼이 그 분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해 준다. 또한 우리가 성경적인 올바른 관점에서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교회와 절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교회의 기본 요점이자 근본적인 관심사라 할 수 있는 하나님 왕국의 구조 안에서 우리의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만일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성경적인 교회론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왕국(나라)은 교회의 출발점이요 또한 그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왕국(나라)을 이야기할 때 주로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공동체에 머물며 친히 그들을 다스리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세에서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바르게 인식하기 위해 다음 두가지 사실을 생각해 보자.
첫째, 그리스도의 통치는 과거의 그리스도의 행하신 사건에서 비롯된다. 즉 왕국(나라)은 예수 그리스도 바로 그 분이 오심으로 인해 도래하였으며 교회는 바로 그 왕이 도래한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 결론지을 수 있다.
둘째, 그리스도의 통치는 아직 미래의 영역에 속해 있으며 재림을 통해 그 완성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실현된 왕국과 그 결과로서 설립된 교회를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의 통치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것의 전적인 실현은 왕국을 완성하시고 그 안에 교회를 흡수시키기 위해 영광과 능력 가운데 오시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교회는 구속사의 구조에서 볼 때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사이에 현존하고 있다.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터 위에 세워진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통하여 그 할 일을 해야 하며 그가 하시고자 하시는 일을 기다려야 한다. 만일 여기서 이탈하게 되면 교회는 그 본연의 위치를 상실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따라서 교회는 이미 새 세상(New age)에 속하여 그것을 소망하면서도 아직 옛 세상(Old age)에 속하여 살므로 끊임없이 겪게 되는 긴장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의 교회가 '교회와 하나님의 왕국(나라)' 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였는가를 살펴 보자.
1-2 세기 : 하나님의 왕국은 종말론적이며 천년 왕국적인 용어로 교회는 현존하는 실제인 반면 왕국은 오로지 종말론적 미래에 속한 소망으로 간주되었다.
콘스탄틴 대제의 즉위 : 종교적 정치 상황을 마련해 주었고 결국 교회와 왕국이 상호 매우 긴밀하게 관련된 용어들이라는 인식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왕국은 황제의 왕권과 사제직에 의해 다스려지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보여지게 되었으며 교회는 국가교회로 예속되고 제국의 이해 관계에 신실한 충복으로 전락되었다. 즉 현세의 그리스도적 국가가 곧 하나님 나라(왕국)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였다. 어거스틴도 자신의 명저 '하나님의 도성' 에서 하나님의 왕국(나라)를 교회와 동일시 하고 있으며 그는 "교회는 지금도 (이미) 그리스도의 왕국이요 하늘나라" 라고 했다.
중세교회 : 하나님의 왕국과 유형의 교회제도를 동일시하고 있으며 어거스틴의 견해를 무분별하게 원용하였다.
종교 개혁자들: 하나님의 왕국을 무형적 교회와 동일시했다. 래드(George Eldon Ladd)의 말을 빌리면 "그들에게 있어 왕국 개념은 구속 받은 자들의 심령 속에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였다. 따라서 그것은 본질적으로 신앙에 관한 개념이요, 주로 현존하는 실재였다." 하지만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개혁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완전한 일치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쯔빙글리/루터와는 달리 칼빈의 경우 왕국 개념을 그리스도의 통치로 바로 규정하였는데 이는 제네바에서 국가를 지배함으로 예증한 바와 같다. 이런 종교개혁의 전통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유형)를 바라볼 떄 아우구스버그 신앙고백(The Augsburg Confession) 에 명시된 정의 즉, 교회란 "그 안에서 복음이 바르게 선포되고 성례가 올바르게 시행되는 성도들의 모임" 이라는 정의를 생각한다. 그런데 이처럼 교회를 단지 거룩한 자들의 모임이라고 정의했던 종교개혁시대의 교회관은 두가지 근거 위에서 비평을 받고 있다.
첫째, 종교개혁시대의 교회관은 (아우구스버그 신앙고백 처럼)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교회를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초림에서 실현되고 장차 그 분의 재림을 통해 완성될 하나님 왕국 안에 있다는 점, 즉 구속 역사적 선상 위에 교회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종교개혁시대의 교회관은 자칫 교회가 세상에서 맡고 있는 선교적 직무를 잊어 버리고 교회로 하여금 이른 바 교회중심주의 로 빠지게끔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150년 간에 걸쳐 진행된 하나님의 왕국(나라)에 대한 논쟁 :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입장인 리출의 견해는 왕국은 이 세상 안에서 역사적 발전 과정을 통하여 성장하며 그것의 전적인 실현을 보게 되는데 이러한 역사적 발전과정의 배후에 있는 현존하는 실재요, 세력이 바로 하나님의 왕국이라고 하였다. 스키즈가하르트는 이 시대를 다음과 같이 요약진술한다. "하나님의 왕국은 내재적이며 영적인 개념은 그 당시 널리 유행되었으며 그러한 사상은 용케도 그 시대를 상징하고 있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낙관론과 정확히 일치되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교는 더욱 아름답게 채색된 도덕적 개신교, 즉 여러 방면에서 부르조아적 현상으로 변화되었으며 그러한 흐름은 인문주의의 종교적 유심론(the religious ideology of humanism)에도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한 세기가 바뀌면서 : 신약학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났으며 그것은 곧 하나님의 왕국에 관하여 주로 비종말적인 입장을 취했던 리출파에 대한 강한 반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1) 요한네스 바이스, 알버트 슈바이쩌 (철저한 종말론자)등 - 예수님의 교훈중에서 하나님의 왕국에 관한 종말론적인 요소들을 재발견하였다. 그들은 입장은 예수님의 교훈 가운데 이미 현존하는 왕국 개념을 무시하였다.
2) 찰스 도드 (실현된 종말론자) - 예수님의 교훈 중에서 묵시적인 요소들은 단순히 상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앞의 견해에 반박하며 하나님의 왕국(나라)은 결코 미래 성취가 아닌 이미 현존하는 사실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오스카 쿨만 등은 1)과 2)의 견해를 종합화 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3) 자유주의적 개신교적 해석 - 대체적으로 교회를 후대의 산물로 이해하였다. 즉 역사적 예수 및 하나님의 왕국에 관한 그 분의 가르침은 교회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하였다.
4) 카톨릭의 교회론 - 자유주의자들의 도전에 맞서 "나사렛 예수는 확실하게 규정된 교회 조직을 세웠음이 분명하며 베드로를 자신을 대신한 후계자로 세우고 그를 그 수장의 자리에 앉혔다"고 주장했다.
5) 최근 복음주의 신약학계 - 래드(George Ladd)는 하나님의 왕국에 관한 주제를 복음 주의의 진영 안에서 의제로 되부르는데 절대적 공로를 끼쳤다. 그는 왕국에 관한 주제가 복음주의 진영 안에서도 마땅히 논의되어져야 할 의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음주의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과 자유주의자들 또한 그러한 개념을 세속화하여 남용하는 자들이 오히려 그 일면을 강조하고 잘못 사용해 왔음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복음주의적 사상가들은 대단한 절박감 속에서 하나님의 왕국의 주제와 왕국이 교회 및 세계와는 어떠한 관련속에 있는 가를 연구하고 있다.
II. 과거의 그리스도의 사건 ........교회는 왕국의 결과이다.
1. 유대인의 소망과 기대
특별한 언약 관계 때문에 유대인은 그 나라의 '본 자손'이 되기로 되어 있었다. 예수님께서도 이를 마음에 두고 계셨기 때문에 처음에 그 왕국을 우선적으로 '이스라엘의 어린 양' 들에 대해서만 제공하셨던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그 왕국을 거절하였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는 빼앗기고 그 나라의 열매 맺는 백성이 받으리라" 는 점을 명백히 선언하셨다. 이제 하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책임감과 이스라엘의 축복과 특권들은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이 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로 물려지게 되었다.
2. 왕국과 교회에 관한 예수님의 진술 (마 16장)
왕국 열쇠의 효능은 교회 설립에 대한 공표로부터 비로소 그 진각가 발휘된다.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더불어 비로소 드러난 '메시야의 비밀'로 말미암아 그 때부터 왕국은 더 이상 이스라엘을 통하여 퍼질 수 없었으니 이제는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들이 그 왕국에 이르는 열쇠를 쥐고 그 일을 맡게 되기 때문이었다. 교회는 세상에서 하나님에 대한 증거자로서 하나님의 구속적 행위에 대한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이어 받게 되었다. 새로운 세상에서 누릴 축복으로 이끄는 문을 열거나 닫는 열쇠는 유대의 종교지도자들로부터 그리스도의 사도에게로 옮겨지게 되었다. (맨다와 푼다 의 단어들은 본래 교리적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그것들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랍비들이 권위를 묘사하는 데 사용한 랍비적 전문용어를 가리키는 바 그러한 단어들은 단순히 '권위를 가지고 해결한다'라는 뜻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구절에 대해 상세한 해석을 시도한다거나 이 용어에 대한 이 이상의 의미를 추론해 내려는 일은 본서의 의도를 벗어나므로 저자는 이 문제에 관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이상에서 논의해 오고 있는 구절들, 즉 교회 설립의 공표와 천국 열쇠의 약속에 관한 상관 관계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본문과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누가복음 11장 52절을 고찰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누가가 기록한 본문은 마태가 기록한 본문과 비슷한 배경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눅 11:52 전후 배경을 살피면 그것이 마 16:13-20 의 전후 배경과 흡사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누가의 기록에서 살피면 마태의 기록과 비슷한 예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과 쟁론하시며 그들을 저주하시는 장면이 목격되는데 누가는 그들이 저주 받는 이유를 "...너희(서기관과 바리새인)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간략한 비교 고찰을 통해 우리가 분명히 깨닫는 것은 유대인들은 사람들을 하나님의 통치로 이끄는 지식의 열쇠를 가졌다는 점(비교, 롬 3:2 '저희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음이니라")과 그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왕이신 그 분을 거절하였고 바로 그러한 이유로 교회가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벧전 2:9) 이 되었다는 점이다.
3. 왕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
왕국에 대하여 전파하는 복음은 십자가의 도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십자가에 대한 메시지 뿐이기 때문이다.
4. 오순절과 성령 공동체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끝으로 그 분의 모든 사역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사신 그 분께서는 또 다른 사건을 하나 남겨 두고 계셨으니 그것은 곧 '말세'에 부어 주시기로 약속한 성령 강림 직후에 있어질 또 다른 '마지막 때'의 사건이다. 오순절 사건이야말로 그리스도의 교회, 즉 다시 사신 주께 대한 충성과 더불어 성령을 공통적으로 체험함으로써 뭉쳐진 종말론적인 새로운 공동체의 출발과 구성을 위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성령 시대의 시작은 성령의 공동체인 교회 시대와 더불어 출발하며 함께 확장된다. 어쨋든 오순절 사건을 통해 현재의 왕국은 마침내 성령의 공동체적인 교회를 통하여 그 다스림을 뚜렷이 드러내게 되었다.
III. 현재의 그리스도의 통치 ........교회는 왕국에 참여한다.
1. 교회는 왕국이 아님
교회는 왕이신 주 예수님께서 오신 결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과 그 분께서 바로 교회의 설립자시라는 것을 살펴 보았다. 그들이 비곡 분리될 수 없는 절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할지라도 교회는 하나님의 왕국이 아니다. 초대 교회는 스스로를 전파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왕국에 대한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기쁜 소식만을 전파했다. 교회는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선포의 결과요, 왕국의 능력을 체험하고 그 축복들을 누린 자들의 모임이다. 왕국은 교회의 시작이요, 그 기초이지만 하나님의 왕국은 교회의 목적지이기도 하다. "유혹의 시대에 교회에 속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왕국에 속한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것이다.", "교회는 정확히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표징이다. 교회의 존재 그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다만 교회가 무엇을 향해 움직이고 있느냐에 비로소 그 존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Haus Kung.
2. 왕국의 백성과 그리스도의 주되심
예수께서 우리가 그 분의 왕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불해야 할 대가와 겪어야 할 난관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말씀하시고 가르치셨다는 것을 기억하자
3. 교회는 왕국의 종이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왕국에 속한 자들은 새로운 언약 관계로 맺어진 새 백성임을 말씀하시고 그들 피차간에 지켜야 할 도리를 , 그 분 자신의 삶을 그 모본으로 제시하며 가르치셨다.
4.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고전 4:20)" 성령은 그야말로 교회의 참 생명이셨다. 그리스도를 향하여 교회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게 하셨으며 항상 그 분을 기꺼이 즐거워하며 찬송할 수 있도록 활동하셨다. 어떤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영이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교회가 그 본연의 성격을 유지하며 그 사명을 수행하느냐 못 하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자. 왜냐하면 하나님의 영이 자유로이 활동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교회에서는 그 만큼 평신도의 영적인 은사들은 위축되고 이와 반대로 사역자들과 감독자들의 지위는 비대해지는 현상이 현저하기 때문이다.
IV. 미래의 그리스도의 강림
교회는 그리스도의 첫 번째 강림 안에서 그 시작을 회고하고 그 분의 두 번째 강림에서 그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 한 편 교회는 하나님의 왕국이 '이미' 축복을 누리면서도 '아직' 예수님의 왕적인 통치가 전적으로 완성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교회로 하여금 겸손하고 소망이 넘치게 하며 감사하고 기다리는 삶을 살게 한다. 교회는 왕국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도래했음을 믿고 있으며 역사의 종말에서 그것의 전적인 완성을 기다리면서도 한 편 역사의 큰 흐름 안에서 그 왕국의 지극히 큰 실현을 위해 충성되이 일하며 또 왕국을 고대하는 중에 '나라이 임하옵시며' 라고 기도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아직 본향에 있지 않고 여전히 그 영원한 도성을 향한 순례길에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어떤 세상적인 왕국과 그 자체를 동일시하지 않기 위해 늘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교회는 항상 그 분의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앞을 바라 보아야 한다.
V. 맺는 말
어디든지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성경적인 비전이 상실되거나 흐려져 있는 곳의 교회는 이내 병들고 약해지게 된다. 비록 교회와 왕국을 동일시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나님의 왕국은 교회를 향하여 회개하고 그 왕을 믿으라는 부르심이요 도전이다. 우리는 예수의 생애와 가르치심 및 그 분의 사역 그리고 그 분께서 밝히신 바 우리의 실제적인 삶의 지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심사를 오랫동안 우리의 적당주의, 즉 우리 모임의 삶과 사역에 있어서 그 분의 왕되심과 주되심을 반영하고 나타내는 일에 실패했던 것을 회개해야 한다.